"폭설이 내린다고 해서 일찍 퇴근했어요." 9일 오후 4시경 서울 동작구 사당역 인근 버스정류장에서는 한병서 씨(56)라는 수원시 장안구에 거주하는 직장인이 손에 입김을 불어넣으며 말했습니다.
이날은 서울을 비롯한 전국에서 대설주의보가 발령되어 퇴근길 정체와 눈길 사고가 잇따랐습니다. 기상청은 이날 수도권과 강원 중부 지역에 대설주의보를 내렸습니다.
대설주의보는 24시간 동안 눈이 5cm 이상 내릴 것으로 예측될 때 발령됩니다.
이날 오후 6시 기준으로 서울에는 3.1cm의 눈이 쌓였습니다.
기상청은 이날 오후 2시부터 다음 날까지 서울, 경기 남부, 충남, 강원 남부에는 3∼8cm(강원 남부는 10cm 이상)의 눈이 더 내릴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인천, 경기 북부, 강원 산지 및 동해안 지역에는 1∼5cm의 눈이 더 내릴 것으로 전망되었습니다.
기상청은 "눈구름대가 남동쪽으로 빠르게 이동하면서 당초 예상보다는 다소 하향 조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눈길 교통사고도 발생했습니다.
이날 오후 1시 50분경 경기 이천시 신둔면 제2중부고속도로 이천 방향 도로에서 신둔 나들목과 1.8km 떨어진 지점에서 눈길을 달리던 승용차와 화물차 등 수십 대가 추돌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눈길에 미끄러진 승용차들이 서로 추돌하여 14중 연쇄 추돌이 난 뒤, 200m 후방에서 7중 추돌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
이 사고로 3명이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14명이 경상을 입었습니다.
사고 수습으로 인해 이천 방향 3차로 도로 통행이 1시간 30분 가량 전면 통제되었습니다. 행정안전부는 9일 수도권 등 중부지역을 중심으로 대설특보가 발표됨에 따라 이날 오전 10시부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단계를 가동하고 대설 위기 경보 수준을 '관심'에서 '주의'로 상향조정했습니다.
항공기 26편이 통제를 받았으며, 7개 국립공원의 184개소 출입이 제한되었습니다.
서울시는 이날 제설 대책을 2단계로 올려 인력 8488명과 제설 장비 1168대를 투입했습니다. 눈구름대를 동반한 저기압이 동해상으로 빠져나가며 수도권에 내리던 눈은 이날 늦은 밤 그쳤습니다.
그러나 경기 일부와 강원 내륙, 전라는 10일 오전까지, 충청과 경상, 제주는 오후까지 눈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기상청은 일요일인 14일 오후에도 다시 기압골이 발달하며 수도권과 강원 영서에는 눈 또는 비가 올 수 있다고 예측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