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고 있던 옷 벗겨져 날아가”… 비행중 벽 한쪽 뻥 뚫린 보잉機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켈리포니아주 온타리오로 향하는 알래스카항공 비행기에 탑승 중이던 여객 비 응우옌 씨(22)는 주말을 맞은 금요일 저녁에 비행기에 앉자마자 조금 졸고 있던 찰나에 갑작스러운 굉음이 들려왔다.

그는 뉴욕 타임스에게 "구멍 너머 검은 밤하늘을 보며 죽음이 다가왔음을 절감했다"고 말했다. 년 초에 발생한 일본 하네다공항에서의 비행기 충돌 사고를 계기로 미국에서도 대형 비행기 참사가 발생할 뻔했다.

비행 중이던 여객기의 기체가 부서지며 약 20분 동안 '죽음의 운항'이 이어졌으며 승무원과 승객 177명이 공포에 떨어져야 했다.

다행히도 비상 착륙을 하여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규제 당국은 기체 결함 등을 의심하여 정밀 조사에 착수했다. 알래스카항공 1282편은 오늘 오후 5시 7분에 포틀랜드공항을 떠나 출발 6분 만에 회항을 결정하여 오후 5시 27분에 다시 출발지로 돌아갔다고 CNN이 전했다.

현재 사고는 사용되지 않는 비상구가 벽으로 개조된 것이 뜯겨 나간 결과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비행기는 시속 440마일(약 708km)로 약 1만6000피트(약 4876m) 고도에서 비행하고 있었다.

다행히 구멍이 생긴 벽면 옆 좌석에는 승객이 없었지만 공기가 빠져나가는 소리가 울려퍼져 근처에 있던 10대 소년의 셔츠가 통째로 벗겨져 밖으로 나갔다.

승객 중 한 명인 스테퍼니 킹 씨는 "소년의 엄마가 '우리 아이 옷이 찢어졌다'고 소리쳐서 승무원들이 즉각 다른 자리로 옮겨주었다"고 말했다.

기내의 압력이 급격히 떨어져 기내에서는 헐떡이는 소리가 들렸다. 갑작스런 소란이 승무원들의 노력으로 잠잠해지자, 기내는 '절망의 침묵'에 휩싸였다.

킹 씨도 "나도 죽을 것 같아서 남자친구와 엄마에게 '사랑해'라는 메시지를 보냈고, 비행기가 착륙한 뒤에도 한동안 긴장 속에 조용했다"고 당시의 상황을 떠올리며 말했다.

기내에서는 아기의 울음소리만이 들려와 승객들이 기체 안에서 잠시 기다리라는 기장의 안내 방송이 나오자 승객들은 안도하며 눈물을 터뜨리며 환호했다.

알래스카항공은 "승객 171명과 승무원 6명 등 모두 무사하다.

일부 가벼운 부상을 입은 사람들도 귀가하였다"고 밝혔다.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는 사고의 원인을 밝히기 위해 포틀랜드로 조사단을 파견했다.

이와 더불어 미 연방항공청(FAA)는 다음 날인 6일에 해당 기종인 보잉 737 맥스9의 운항을 전면 중단시키고 즉각 점검을 지시했다.

현재 미 항공사가 보유하고 있는 보잉 737 맥스9는 171대로 파악되었으며, 일부는 검사를 마치고 다시 운항에 투입되었다.

보잉은 "FAA의 결정에 따를 것이며, 조사를 위해 규제 당국과 고객사와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잉 737 맥스9는 2017년에 출시된 보잉 737 맥스 시리즈의 하위 기종으로 숫자가 작을수록 크기가 작은 것으로 구성되었다.

알래스카항공 1282편은 2019년 11월에 처음 운항되어 오늘까지 총 145회 비행되었다고 비행 정보 사이트인 플라이트어웨어에 따르면 전해졌다. 보잉 737 맥스 시리즈의 다른 하위 기종인 맥스8은 2018년 인도네시아와 2019년 에티오피아에서 두 차례 추락사고가 발생하여 탑승자 전원이 사망한 사고를 겪었다.

출시된 지 얼마 되지 않은 맥스8에서 사고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안전 시스템의 결함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번 사고로 보잉 737 맥스 시리즈에 대한 신뢰가 크게 훼손되었고, '탑승 기피 운동'도 일어났다.

소셜미디어에는 해당 기종을 운항하는 항공사 명단과 예약번호로 기종을 확인하는 방법이 공개되었다.

추민아 기자 / chooma@newst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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